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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마키나 (Ex Machina, 2015)

인공 지능을 가진 기계를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와 같은 선상으로 볼 수 있을까? 만약 생명체라 부를 수 있다면 만들어진 기계들을 폐기하는 행위는 어쩌면 잔인한 학살일 수도 있겠다.

칼렙은 검색 회사인 블루문의 창업자 네이든으로부터 그의 비밀 연구소에 초대를 받는다. 그를 초대한 목적은 네이든이 만든 인공지능 로봇 에이바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는지 실험하는 튜링 테스트를 위한 것으로 이 튜링 테스트의 핵심은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컴퓨터로부터의 반응을 인간과 구별할 수 없다면 컴퓨터는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는 앨런 튜링의 답변게 기초한다. 영화는 칼렙이 에이바와 대화하며 보낸 일주일 간의 이야기이다.

인공지능의 그녀 - 에이바

영화 내내 나오는 에이바 역의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시종일관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남자의 머릿빨 만큼이나 여자도 머릿빨이라는게 존재할 법도 한데 영화 내내 얼굴 부분만 사람의 모습이고 나머지는 기계인 그녀이지만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나온다. 그러기에 더욱 영화에 설득력이 부여되는 절묘한 캐스팅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보고 나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그 중 하나는 인공 지능의 존재를 부여했을 경우 이를 생명체의 도덕적 권리를 승인하고 그에 따른 도덕적 배려를 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었다. 이런 도덕적 배려의 기초는 생명체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인공 지능에 있어서는 사실 육체적 고통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도덕적 권리가 주어질 수 있는지 모호하다. 결국 존재를 보존하기 위한 욕구와 이를 억압했을 때 자기 방어를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을지는 윤리적으로 생각해 봄직한 주제이고 이미 1940년대 아이작 아시모프가 이에 대해 로봇의 3대 원칙(Three Law of Robotics)으로 그의 소설에서 제안한 바 있다.

  1.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가하거나, 혹은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된다.
  2. 로봇은 인간이 내리는 명령들에 복종해야만 하며, 단 이런 명령들이 첫번째 법칙에 위배될 때는 예외로 한다.
  3. 로봇은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하며, 단 그러한 보호가 첫번째 두번째 법칙에 위배될 때는 예외로 한다.

위와 같은 보호 장치들이 모든 로봇에 탑재된다면야 문제가 없겠지만, 로봇공학을 발전시키기는 가장 큰 원동력이 군사적 활용임을 생각해 보면 영화에도 나오지만 결국 인류가 이런 인공 지능 로봇들에 지배를 받거나 멸종 당하는 날도 머지 않은게 아닌가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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