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내게 누군가 개와 고양이 중에서 기르고 싶은 동물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고민하지 않고 아마 고양이를 선택할 것이다.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보면 본인이 집사임을 자처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내게는 자주적인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는 고양이를 옆에서 관찰하는 삶에 대한 은근한 동경 같은 것이 있어 왔다.
그래서 서점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을 보자마자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은 사실 20대 초반에 몇권 읽은 것 외에 읽은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읽었던 책 마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내게는 큰 기대가 없었다.

<<< 아래는 책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요!! >>>

과거 인간들의 고양이 숭배 문화의 정점을 계승한 듯한 고양이 바스테트
인터넷을 통해 인간의 문명을 이해하는 고양이 피타고라스
인간들은 종교로 인해 서로 대립하고 그 가운데서 전쟁을 벌인다.

고양이의 시각에서 펼쳐지는 인간(이라고 쓰고 집사라 읽는다) 문화에 대한 묘사는 꽤나 흥미로웠다.
고양이의 생각들이 인간에게 전해질 수 있다면 대략 이런 느낌이겠구나 상상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바스테스의 종간의 교류를 위한 노력과 인간 문화에 대한 이해 그리고 피타고라스를 향한 사랑 감정의 표현들도 재미있었다.
중반까지는 고양이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지만 종반에서의 종간 최후의 결투는 심한 비약으로 마무리가 아쉬웠다.
그래도 기대가 크지 않아 실망도 크지 않은 점은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던 포인트

책을 다 읽고 나서 더욱 고양이를 길러 보고 싶어지긴 했다.
사뿐 사뿐 걸어다니는 까맣고 날씬한 고양이라면 아마 내가 열심히 집사 노릇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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