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들들과 재미있게 하는 게임 중에 오버쿡드(Overcooked)라는 게임이 있다.
귀여운 캐릭터의 요리사들을 조작해서 혼란스러운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게임이다. (한눈 팔고 있으면 주방에 화재가 발생하는 혼돈의 카오스) 모바일에서 하던 타이쿤류의 게임과 비슷할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멀티 플레이 위주로 설계되어 있고 요리 장소와 컨트롤에 따라 더 복잡하고 재미있는 상황들이 나오기 때문에 몰입해서 플레이하다 보면 거실에서 소리 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기본적인 요리 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재료를 재료 상자에서 꺼내고
2) 재료를 도마 위에 가져가서 썰어서
3) 냄비/후라이팬/튀김기 등에서 조리를 하고
4) 접시에 조리된 재료를 조합해서 담아 낸 뒤에
5) 완성된 요리를 홀에 배달하고
6) 홀에서 요리가 소비되고 나면 들어오는 접시를 설겆이 해서 빈 접시를 만든다
홀에서 원하는 요리의 레시피가 화면 상단에 타임 리밋이 걸려서 들어오면 각각의 플레이어는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협동해서 요리를 해내면 된다.
플레이는 최대 4명까지 가능하며 1인 플레이를 하더라도 캐릭터는 2개가 주어져서 각각 전환하면서 플레이할 수 있다.
이렇게 캐릭터가 2개 이상 주어지는 이유는 스테이지 설정에 따라서 주방이 서로 분리되어 분업을 꼭 해야 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 스테이지가 많기 때문이다.
가령 주방이 두개로 분리되어 한쪽에만 도마가 있고 한쪽에는 조리대만 있다던지, 홀로 서빙은 한쪽만 할 수 있고 설겆이를 할 수 있는 개수대는 반대편에 있다던지 하는 식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2인 협동 플레이를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그렇다면 2인 협동 플레이를 하는 곳에 1명을 추가 투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맨먼스 미신 (The Mythical Man-Month)
지체되는 개발 프로젝트에 인력을 더하는 것은 개발을 늦출 뿐이라고 했던 그 책 (유명한 책이지만 읽지는 않았다)
이 게임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는데 2명이 플레이할 때 플레이할 작전 잘 수립하지 않고 역할을 잘 나눠놓지 않은 상태에서 1명을 더 투입하면 생산량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의 증가와 각 플레이어 간의 동선이 서로 충돌하면서 서로의 일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 게임이 우정파괴 게임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나 동선의 문제에서는 스테이지 설계 상 협업을 하더라도 한명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복도 같은 것이 있는 경우 더 심화되는데, 이런 bottle neck 구간을 고문관이 플레이하게 되면 주방 요리의 전체 생산이 멈추게 된다!
이 동선의 문제는 플레이어가 더해지면 더 난이도가 올라가게 되는데 최대 4인인 게임이라 4명이 같이 플레이를 하게 되면 2명이서 할 때보다 극심하게 상승한 난이도를 경험할 수 있다. (분명 사람이 늘어서 대처할 수 있는 리소스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방에 불이 난다 -_-)
게임 플레이해보면 재미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구성된 팀이 어느 정도 합이 맞느냐에 따라 생산량이 천차만별로 갈라진다. 합이 잘 맞는 팀은 거의 게임에서 주어진 자원내에서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최대의 생산량을 뽑게 되는데, 합이 맞지 않는 팀은 어느새 소화기 들고 뿜어대는 팀원과 그 팀원과 현피 뜨는 팀원을 볼 수 있다. OTL
뭐라고 해도 팀플레이는 그 합이 맞았을 때 오는 성취감이 혼자서 플레이할 때보다 몇 배가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일은 혼자 하는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