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메일 한통 받고 혼자 또 빡쳤다.
유관 부서가 많다 보니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없으니 대략 생각나는대로 포스팅 해본다.
꽤 많은 빈도로 여러 종류의 질문을 받게 되는데 가장 답답한 경우는 두서없이 자기가 뭘 하려고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지엽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만 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질문에 대한 답은 구할 수 있겠지만 그 답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고 다시 질문을 하게 되는 무한 루프에 빠지게 된다. 답변하는 입장에서는 꽤 피로한 상황이라 어느 정도 답변해 주다가 이내 지쳐버리게 되는 경우가 이러한 경우이다.
쓸데없다 생각하지 말고 질문하기 전에는 자신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목적을 먼저 밝히고 어느 부분을 잘 모르는지를 먼저 이야기하는 편이 좋다. 목적이 명확하지 않고 본인이 뭘 모르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위에서 설명한 무한루프에 질문자와 답변자가 같이 갇히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목적을 밝히기 전에는 세부적인 레벨의 질문을 하지 않아야 한다. 이 경우에는 다음 스텝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야 하기 위해 목적과 대략적으로 본인이 파악한 곳까지를 아주 잘 설명해야 한다. 목적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답변자의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기 때문에 잘 요약해서 설명하는 것은 필수 조건.
답변받을 사람의 이해 상태나 상황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하는데 이 부분도 많이 간과하는 부분이다. 본인은 해당 문제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기 때문에 그 고민의 깊이와 상대방의 문제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지엽적인 질문을 하는 경우가 꽤나 많다. 내가 안다고 상대방이 알 것이라고 생각하면 대부분 실패하는 지점. 상대방이 모른다고 가정하고 설명하는 편이 문제에 대한 고민의 깊이를 서로 맞추는데 유리하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기대하는 경우 커뮤니케이션 도구도 매우 중요한데 언제나 가장 좋은 것은 대면(Face-to-face) 커뮤니케이션이다.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는 경우 답변자 입장에서 선호되는 차선책은 비동기성 커뮤니케이션인 메일 커뮤니케이션으로 답변자 입장에서 좀 더 여유있게 시간을 갖고 볼 수 있다. (아예 못 볼 수도 있긴 하지만) 답변자가 메일을 보고 바로 Reply를 할 수 있도록 위에서 설명한 목적에 대해 잘 요약하고 질문을 하이라이트 해주는 편이 좋다.
실시간 피드백을 위해서 메신저 등을 활용하는 것은 좋을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가볍게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질문을 요약해서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해서 보내도록 하자. 메신저에서 질문하는 부류 중에 내가 가장 싫어하는 류는 "안녕하세요?"라고 보내고 피드백을 기다리는 경우이다. 답변자 입장에서는 메시지가 와서 보긴 하지만 상대방이 타이핑하며 질문을 완성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매우 불필요한 시간이다. 메신저도 여러 줄을 한번에 입력할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여러 줄에 한번에 한 호흡으로 질문 내용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해서 보내도록 하자.
위에서 언급된 것에 대해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졌다면 오늘 밤 나처럼 상대에게서 제대로 된 답변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만 발 닦고 자야지.